집앞 건너편에 있는 대림동 성당 카페에 왔다.
성당에서 운영하는 카페인지라 실내가 조금은 덜 정돈된 느낌이지만, 커다란 두 그루의 나무가 그늘을 드리운 앞마당을 내다 보며 앉아있는 기분이 좋다.
역시 성당인지라, 어르신들이 많이 보였다.
“세실리아씨~”
내 뒤에 앉아있던 할머니가 큰 소리로 손짓하며 친구 할머니를 불렀다.
세례명으로 서로를 호칭하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신여성 같다는 느낌을 준다. 아마 개화기에는 서양식 세례명을 갖게 된다는 것만으로도 천주교가 꽤나 멋스럽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신자들은 오며 가며 성모 상을 향해 허리를 굽혀 예를 갖췄다. 그러잖아도 굽은 허리를 더욱 숙이며, 맘속으로 무엇을 빌었을까.